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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빅토리아 여행지 추천 03] ‘도심속의 오아시스’ 비컨힐 파크- Beacon Hill Park

by 돈꿀부자 2023. 8. 19.

뉴욕 도심에 센트럴파크가, 런던에 하이드파크가 있다면 빅토리아에는 비컨힐 파크가 있다.

빅토리아 다운타운 남쪽에 펼쳐진 ‘도심속의 오아시스’ 비컨힐 파크는200에이커의 넓은 땅에 자리잡아 무려 6개의 큰 도로와 접하고 있다.

비컨힐이라는 이름은 언덕에 세워진 두 개의 봉화(beacon) 신호에서 따왔다. 봉화는 빅토리아 앞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땅은 원래 수 천년간 이 일대에서 살아온 원주민 Salish족의 땅이었다. 빙하기 직후 Kukwungen족이 이곳에서 살기 시작했으니, 이들이 Esquimalt 족과 Songhees족의 시조가 된다. 이 일대는 이들 원주민들에게 놀이와 축제, 수확과 치료의 땅이었으며 특히 일대에 많이 피는 꽃 푸른 카마스(백합의 일종)는 약용으로 또는 인근 다른 부족들과의 교역 상품으로 이용됐다.

비컨힐 파크는 오랜 기간 논란의 땅이기도 했다.


1843년 헛슨베이(Hudson Bay)사가 빅토리아 교역소를 설립한 이후 현재의 비컨힐 파크 지대를 공원 부지를 선정했고, 1859년 밴쿠버 아일랜드 총독이던 제임스 더글러스가 공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 섬이 영국 정부에 귀속되기 전까지 이 일대의 소유자였던 헛슨 베이사는 공원을 포함 빅토리아 지역 3,084 에이커의 영유권을 주장, 일부 땅을 매각해 버렸다.

 

10년 후, 이번에는 빅토리아시와 주 의회 사이에 공원 소유권을 두고 다툼이 벌어져 한 때 식민지 관할 부서의 책임 아래 관리되기도 했다. 결국 1882년 시가 소유권을 확보하는데 성공,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오늘에 이르게 된다.

 

비컨힐 파크의 200에이커에 이르는 드넓은 대지는 일부 자연상태로 남아있거나 호수, 연못, 다리, 산, 바위 정원 등이 들어서 있으며 수 많은 야생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는 조류는 100여종이 넘으며 특히 희귀종으로 지정된 Blue Heron(왜가리) 130여 마리와 대머리 독수리들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공원을 걷다보면 연꽃 연못과 분수 호수에는 다양한 물새들이, 잔디밭과 길 곳곳에는 공작새들이 유유히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게리 오크, 더글러스 퍼(전나무 종류) 등 수십종의 나무들도 공원을 덮고 있다.

 

Children’s Farm은 도네이션 입장해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물농장. Petting Area에서는 토끼, 조랑말, 염소, 돼지, 양 등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만져볼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염소 쓰다듬기가 어린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이외에도 누구나 퍼팅연습을 할 수 있는 퍼팅 그린, 크리켓과 론 볼링을 할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 등 스포츠 시설도 갖추고 있다. bandshell 야외 공연 무대에서는 여름 철 주말마다 ‘Stage in the Park’행사가 진행돼 콘서트나 민속댄스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템폴 (38.8m)

공원 안에는 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템 폴이 있다. 38.8미터 높이의 이 토템폴은 1956년 카와카와크의 예술가 Mungo Martin의 작품으로, 2002년 복원된 것이다.

 

그러나 공원에서 바라보는 산과 바다의 전망을 빼고서 비컨힐 파크를 다 보았다고 할 수 없다.

마운트 비컨 언덕을 오르면 눈 쌓인 올림픽 산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후안 드 푸카(Juan de Fuca) 해협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봉화가 있던 장소가 바로 이 언덕으로, 지금은 표지가 있던 곳임을 알려주는 비석만이 남아 있다.

 

비컨힐 파크에서 남쪽 Dallas Rd쪽 입구로 나가면 이곳과 Douglas St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Mile Zero 표지판이 있다. 캐나다 서쪽 끝 빅토리아와 동쪽 끝 세인트 존스간 7,821km를 연결하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의 서쪽 출발점이 바로 이곳이다. 그 옆에서 ‘희망을 달리는 마라토너’ 테리 폭스(Terry Fox)의 동상과 만나게 된다.

 

테리 폭스는 18세에 척추암으로 한 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1980년 캐나다 횡단 마라톤에 나섰으나 143일, 5,373km를 달린 후 사망했다. 그러나 모든 캐나다인들로 부터 1달러 씩 ‘희망’을 모으겠다는 신념대로 2,417만 달러의 기금이 모여졌으며 이후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매년 펀드레이징 행사가 열려 암 연구기금으로 사용된다. 빅토리아는 그가 캐나다 횡단으로 도달하고자 했던 이곳에 동상을 세워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