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 염소가 사는 마켓으로 유명한 곳이 쿰스(Coombs)에 있다.
나나이모를 지나 팍스빌에서 토피노 가는 방향으로 10분 정도만 가면 인구 1,400여 명의 자그마한 마을 쿰스가 나온다.
마을로 들어가 조금 가다보면 Old Country Market 사인이 보이고 사인에는 ‘Goats on the Roof라고 써있다. ‘지붕 위의 염소’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 쇼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상품인 셈.
예쁜 천장 장식이 독특한 마켓에서는 진열된 상품도 각국 수입식품, 수입 장식품, 앤틱 가구, 서프 샵을 비롯해 아주 다양한 아이템을 갖추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델리,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도 다양하다.
천장 장식이 아름다운 Old Country Market 내부.
이 마켓의 시작은 아주 작은 것이었다. 1973년, 하이웨이 옆에 과일 스탠드를 놓고 팔면 어떨까? 1년 후, 여행객들에게 햄버거를 팔면 어떨까? 그리고 2년 후, 마켓을 지으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로 마켓이 탄생했다.
마켓의 첫 주인은 1950년 노르웨이에서 밴쿠버섬으로 이주한 이민자 부부였다. 작은 시골마을출신인 이들은 노르웨이의 집들과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잔디지붕을 본따, 아들들과 사위의 도움으로 마켓 지붕에 잔디를 깔았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붕에 염소를 기르면 어떨까?
쿰스 Fall Fair가 있던 어느 주말, 잔디가 길어지자 몇 잔의 와인을 걸친 사위 래리가 염소를 빌려와 지붕의 풀을 뜯게 한다면 지나가는 차들이 구경삼아 올 것이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것. 이 날 지붕 위의 염소는 ‘대박’이었고, 이 날부터 30년 넘게 이 지붕의 주인으로 살아온 염소는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켓의 전설이 되었다.
잔디 지붕은 염소들이 풀을 뜯고 뛰노는 터전이기도 하지만, 겨울엔 보온이 잘 되고 여름엔 통풍이 잘 되는 친환경적 요소까지 갖추었다고 하니 ‘일석다조’인 셈이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이곳을 밴쿠버섬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의 하나로 만들어 주었고, 지금은 ‘대박 아이디어’를 낸 래리 부부가 이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햇살 좋은 파티오에서 식사를 하면서 지붕위 염소를 실컷 구경하는 것은 색다른 재미.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당근 등 먹이를 들고지붕 위에 있는 염소에게 주고 다가와 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한다.
마켓 건물 밖의 샵들에도 장식품이나 공예품 등 한 번 둘러보며 구경할 것들이 많다.
인근 폭포 – 거목도 구경거리
쿰스에 왔다면 가까이 있는 리틀 퀄리컴 폴스 (Little Quilicum Falls) 주립공원에 들러 폭포를 구경하는 것도 좋고, 서쪽으로 조금 더 가서 캐머런 레이크 끝에 있는 맥밀런(MacMillan) 주립공원도 꼭 들러볼 만하다.
이 공원의 Cathedral Grove는 특히 800년이 넘는 거대한 더글러스 퍼(Douglas fir)로 유명하다. 트레일을 걸어 들어가다 보면 우뚝우둑 솟은 거목들 사이에서도 가장 거대한 높이 76m, 둘레 9m의 ‘Big Tree’를 만나는데, 콜럼버스가 신대륙을발견한 1492년에 이 나무 나이가 이미 300살이었다고 한다.
더글러스 퍼는 캐나다에서 가장 장수하는 나무 종류 중 하나로 1천 년 넘게 살 수 있다고. 이 공원은 1997년 거센 폭풍으로 수 백 그루의 거목들이 쓰러지고 트레일이 파괴됐으나 이후 복원되었다. 당시 쓰러진 거목들이 지금도 그 거대한 뿌리를 드러낸 채 그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