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컨은 ‘City of Totem’, 토템의 도시다.
카위찬 벨리의 중심 도시 던컨 일대에는 무려 8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토템폴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이중 셀프 가이드 투어로 노란 발자국을 따라가며 볼 수 있는 토템만도 41개나 된다. 토템폴은 원래 부족이나 종족, 혈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숭배하고자 만들어진 것.
원주민들이 손으로 깎아 만든 토템에는 그들의 전통과 영혼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1880년대만해도 농장 한 가운데 자리잡은 작은 간이역에 불과했던 던컨이 지금은 인구 4만5천의 남부 카위찬 밸리 중심도시로 우뚝 성장했다. 이곳 원주민들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공원과 다운타운 거리 곳곳에 지역 원주민 예술가들이 삼나무를 손으로 깎아 하나 둘 장승을 세워나가면서 던컨은 어느새 독특한 도시의 숲을 지닌 토템의 도시로 모습을 바꾸고 1985년에는 ‘토템의 도시’로 선포되기에 이른다.
대부분의 토템은 현지 예술가들이 부족의 영혼과 전통을 담아 정성껏 깎아 만든 것들이다. 그러나 시청 옆에 서 있는 토템은 자매도시인 뉴질랜드 카이코헤의 마오리족이 기증해온 것이다.
작은 철도역에서 카위찬 밸리 중심 도시로
던컨은 남부 카위찬 밸리의 중심 도시로, 빅토리아에서 북쪽으로 60km 지점에 있다. 트랜스캐나다 하이웨이를 타고 Malahat고개길을 넘어 자동차로 한 시간 가까이 달리면 나나이모 가는 길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밴쿠버섬 동쪽 해안과 걸프 아일랜드의 그림 같은 풍경을 따라 이어진 철길을 달리게 된다. 오전 8시와 10시 빅토리아 Johnson Street역에서 기차가 출발, 던컨까지는 1시간35분이 걸린다.
이곳은 수 천년 동안 Coast Salish족들이 평화롭게 살던 땅이었다. ‘Cowichan’이라는 말도 ‘태양을 받아 따뜻한 땅’이라는 뜻을 가진 Salish 원주민들의 말이다.
첫 번째 이주민이 던컨 부근 밀베이에 정착한 것은 1848년. 그로부터 10년 후인 1858년에는 Giovanni Ordano가 카위찬 베이에 상점과 호텔을 오픈한다. 이것이 지금도 남아있는 Masthead Restaurant이다. 이어 1862년에는 제임스 더글러스 주총독을 따라온 100명의 이주민이 이곳에 새로 정착했으며, 1870년 에는 카위찬베이와 던컨 사이에 유명한 석조 교회가 건축된다.
1886년 에스콰이몰트와 나나이모를 잇는 철도가 완공되자 William Duncan의 농장을 철도역으로 사용했는데 이 농장이 오늘날 던컨의 다운타운으로 변모하게 된다. 1912년에는 농장주의 이름을 따 던컨이 공식 마을로 등록되고 다음 해에는 현재의 시청인 우체국 건물이 신축된다.
타운 인구 5천의 자그마한 도시 던컨은 그리 특징 있는 도시는 아니나 슬슬 걸어다니며 토템폴을 구경하는 것은 분명 색다른 재미다. 노란 발자국을 따라 혼자 구경할 수도 있지만 토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은 여름철 Cowichan Valley Volunteer Society에서 제공하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해박한 이론으로 무장된 가이드들이 과거의 역사와 원주민들에 얽힌 갖가지 재미난 전설을 들려 준다.
콘도 앞에 토템폴이 지키고 서있는 풍경은 던컨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다.
밀베이 사이 와이너리 8개…새로운 와인생산지로
BC Forest Discovery Centre에는 BC주 목재산업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여기서 증기기관차를 타고 울창한 숲 속을 달려보는 재미가 독특하다. 원주민들의 문화와 컨퍼런스 센터인 Quw’utsun’, 야생조류 보호구역 Somenos Marsh등도 볼만하다. 카위찬 커뮤니티센터에는 세계 최대의 하키 스틱과 퍽이 전시돼있다. 나무와 강철로 제작된 하키스틱은 길이 63m, 28,118kg의 무게를 자랑하는 대단한 크기다.
도심에 늘어선 아기자기한 역사 건물들과 조화를 이룬 작은 규모의 상점과 카페들은 무척 한가롭고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여름철이면 카위찬 스웨터를 짜는 모습이 던컨의 한 볼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각기 다른 가족 문양을 수놓은 독특한 패턴의 이 스웨터는 세계적으로 유명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근 국도 1번 동쪽 1km지점 McAdam Park에는 유명한 밴쿠버섬 송어양식장이 있다. 이곳에서 양식된 치어는 밴쿠버섬 일대 150개 호수와 냇가에 방류된다. 연중 2만 여명이 이곳을 찾아와 송어양식에 대한 경험을 나눈다.
‘따뜻한 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위찬 밸리 지역은 온화한 기후와 적절한 토양으로 새로운 와인 생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밀베이와 던컨 사이에는 8개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어, 와인 애호가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은 트렁크에 골프채를싣고 나서자. 던컨에는 Cowichan Golf & Country Club, Duncan Meadows Golf Club, Arbutus Ridge Golf Club, Cobble hill Golf Vancations 둥 4개의 잘 다듬어진 골프장들이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와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